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한 7가지 교훈
1996년 아서 슐레진저는 부친이 시작했던 전통에 따라 32명의 동료 역사학자들에 대한 설문을 바탕으로 역대 대통령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워싱턴과 링컨,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또 다시 수위를 달렸으며 제퍼슨과 잭슨, 포크, 테오도어 루즈벨트, 윌슨, 트루먼은 “위대함에 근접한 대통령”으로 간주되었다. 놀라운 점은 트루먼 이후로 대통령들의 몰락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트루먼의 뒤를 이은 세 사람의 후임자들, 아이젠하워와 케네디, 존은 고작해야 “중상위” 점수를 기록했다. 그 후로 나머지 여섯 명의 대통령은 중하위를 기록했다. 포드와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은 “평균 이하”의 점수를 기록했고, 닉슨은 “실패자”로 낙인찍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왜 우리는 최근의 대통령들로부터 리더십에 관한 교훈을 얻어야 할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세기 초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하나의 나라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은 훨씬 고단한 일이 되었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무한히 많아졌지만 행동의 폭은 훨씬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백악관은 세계에서 최소한 여섯 군데 이상의 분쟁지역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하고, 세계 경제의 원활한 흐름을 도와야 하며, 나아가 테러와 폭력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뭔가가 잘못될라 치면 굶주린 언론들의 무자비한 추적이 시작된다. 또한 의회의 당파주의자들은 내각의 각료들을 줄줄이 의사당으로 호출할 것이다. 게다가 로비스트들은 대중적인 캠페인을 조직하여 대통령의 행동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현대의 대통령들을 연구해야 하는 더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어떤 정책적 목표가 효력을 발휘했고, 어떤 정책이 실패했으며, 그 후임자들이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 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를 이해하는 것은 미래를 정복하는 필수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① 리더십은 안으로부터 시작된다
지난 30년 동안 가장 재능 있는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리처드 닉슨과 빌 클린턴이었다. 두 사람 모두 남달리 총명했으며 풍부한 독서를 했고 정치적 감각이 가장 탁월했던 인물들이었다. 또한 두 사람은 똑같이 권력을 만끽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자기 정권의 몰락을 초래한 장본인이었다. 닉슨은 자기 안의 악마를 밖으로 불러 냈으며, 클린턴은 스스로 인격의 도덕성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그들은 지도자로서 세상을 다스리기 전에 먼저 부단한 자기 관리를 통해 인격적으로 성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개인적 차원의 인품을 넘어 국가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은 정치학자 에러릿 칼 래드가 정의했던 바 고급한 “대통령으로서의 지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 통치자로서의 지적 능력이란 지식과 판단력, 감수성, 미래에 대한 신념의 절묘한 융합을 뜻하며, 이러한 능력은 현명한 의사결정과 책임 있는 리더십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세계와 역사에 대해 무지하다면 그것 또한 위험한 일이다. 그렇지만 지적 능력만으로 따지면 오늘날의 대통령 중에 닉슨과 카터, 클린턴이 최고의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오히려 레이건에서 보았듯이 적성과 감성, 지능의 결합이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훌륭한 예측지표가 될 수 있다.
② 정책 목표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대통령은 강인한 품성을 갖춰야 하는 만큼 명확한 정치적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나라를 향해 반드시 그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얘기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그것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자신의 깃발 아래 모을 수 있어야 한다. 링컨의 목표는 미합중국의 분열을 막는 것이었고,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목표는 대공황을 종식시키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었다. 즉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단 한 마디로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중심 과제는 나라의 핵심적인 가치체계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그러한 가치체계는 바로 독립선언문에서 찾을 수 있다. 체스터톤(G. K. Chesterton)의 유명한 지적처럼 “단 하나의 신념을 토대로 수립된 나라는 이 지구상에서 미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신념은 독립선언문을 통해 교리처럼 혹은 신학처럼 명료하게 제시되었다.”
③ 설득력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케네디와 레이건은 20세기 후반의 가장 뛰어난 연설가로 국민들의 마음 속에 각인되었는데 이것은 그들이 새로 등장한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텔레비전을 통해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었으며, 특히 레이건의 경우에는 그 능력을 자신의 입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대통령이 텔레비전에서 수다라고 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대중들이 외면하고 있다. 조지 부시의 대중연설 회수는 실제로 레이건보다 많았고, 클린턴은 두 사람을 합한 것보다 더 많았다. 1997년 한해 동안 545회나 대중연설을 했다. 클린턴은 대체로 복잡한 정책을 대중들과의 관계 속에서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탁월한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빈번한 대중 노출은 오히려 설득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 효과가 미미했다.
④ 국민, 의회, 언론과 협력해야 한다
오늘날의 정치평론가들의 공통된 잘못 중 하나는 통치행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오로지 대중에 대한 설득력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텔레비전은 지도력 확보의 소중한 도구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레이건의 성공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대통령과 백악관 팀이 민주주의 체제의 다른 요소들과 효율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대중과 의회는 똑같이 중요한 국가기구이며, 언론 또한 민주주의의 중요한 행위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이 그 같은 거미줄 망의 중심에 서 있는 행위자의 하나라고 인식해야 한다. 대통령의 주변에는 각기 다른 제도적 세력들이 포진해 있으며, 협력을 통해서든 개인적인 매력을 통해서든 아니면 설득을 통해서든 대통령은 그들과 성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민과 의회, 언론이 물론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⑤ 취임 즉시 정책 추진에 돌입해야 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리더의 힘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진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대학의 총장, 노동조합의 조합장은 장기적인 업무수행 능력의 자질을 통해 지위가 결정된다. 그렇지만 대통령은 그와 정반대다. 대통령의 힘은 순식간에 증발한다. 대통령은 취임 직후 6개월 안에 신속하게 국정을 장악하고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 즉 의회의 휴회기간까지의 기간이 일반적으로 그가 앞으로 갖게 될 가장 폭넓은 기회의 창이 된다. 이것이 바로 대통령이 발빠른 행보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⑥ 유능하고 신중한 참모를 등용해야 한다
대통령은 자신의 주변에 최고의 보좌관들을 포진시켜야 한다. 링컨이 선거가 있던 날 밤에 바로 했던 일은 각료 후보자들의 명단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이 명단에 기초하여 그는 워싱턴에 버금가는 내각을 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테오도어 루즈벨트, 프랭클린 루즈벨트, 해리 트루먼, 이들도 모두 매우 유능한 보좌관들로 둘러싸여 있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내가 봉사했던 대통령들 중에 레이건은 가장 탁월한 백악관 팀을 운영했고, 포드는 최고의 내각을 구성했다. 두 사람의 리더십에 관한 역학의 차이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⑦ 과업 수행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고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죽자 그의 리더십에 관한 불후의 명작 가운데 하나가 집필되었다. 역사학자 윌리엄 로치텐버그는 이 책에서 루즈벨트 이후에 적어도 여덟 명의 대통령이 그의 그늘 속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그 후임자 가운데 세 사람, 트루먼과 케네디, 존슨은 민주당이었고, 그들은 의도적으로 뉴딜의 완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아이젠하워와 닉슨은 공화당이었고, 그들은 뉴딜을 승인하고 그 정책을 계승했다. 사실 닉슨은 여러 측면에서 마지막 뉴딜 대통령이었다. ‘위대한 사회’ 정책을 거부했던 레이건조차도 자신의 첫 정치적 영웅이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업적을 훼손시키고 싶어하지 않았으며, 그의 리더십 스타일 가운데 많은 부분을 수용했다. 이것은 곧, 유능한 대통령은 살아 있는 신화를 만들었으며, 자신들이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추종자들이 자신의 과업을 이어가도록 고무시킨다는 점을 알려 준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통령들 가운데 오로지 레이건만이 그와 같은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오늘날의 정치 환경은 대통령이 집권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창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어 있다. 어쩌면 지금은 붕괴시켜야 할 낡은 권위조차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또한 어떠한 하나의 사상도 지배적인 지위를 획득하고 있지 못하다. 변화의 바람이 너무도 거세게 불고 있어서 유권자들은 미래를 향한 명쾌하고 굳건한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를 열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같은 열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통령들은 아마도 살아 있는 신화를 남길 수 있는 장본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 클린턴의 리더십(미국 제42대 대통령) (0) | 2022.08.12 |
---|---|
로널드 레이건의 리더십(미국 제40대 대통령) (0) | 2022.08.12 |
제럴드 포드의 리더십(미국 제38대 대통령) (0) | 2022.08.12 |
리처드 닉슨의 리더십(미국 제37대 대통령) (0) | 2022.08.12 |
CRM과 구축과 실행 (0) | 2022.08.12 |
댓글